심장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심혈관센터 등 특성화 매진
‘월간 문학’등단, 네 번째 시집 발간
인제의대 일산백병원 이원로 원장
심장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이원로 교수. 인제의대 일산백병원장으로 부임한지 4년째를 맞는다.
병원장 부임이후 "일산 백병원이 달라지고 있다"는 변화를 입증하듯 "을유년(乙酉年)은 일산백병원이 세계적인 의료기관으로 도약하는 한해가 될 것"이라는 것이 내외의 평가다.
이원로 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기초를 닦고 뿌리를 내리는 내실 시기였다면 2005년은 빠르고, 높게, 멀리 성장하는 결실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도약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며 급변하는 의료환경 변화에 대한 계획과 실천적 전략이 어느 때 보다 절실히 요구된다"는 관점이다.
"병원의 생산력은 기존 병상 수 등의 '규모'에서 교직원의 잠재력과 창의성 등을 기반으로 한 '기능' 단위로 전환될 것"이라면서 "경쟁력 있는 진료과를 중심으로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전국병원으로 비상할 계획"이라는 포부다.
이를 위해 일산 백병원은 3000예를 돌파한 심혈관센터의 전문인력 보강을 비롯하여 △뇌신경센터 △지역응급센터 △소화기병센터 등 4개 센터의 특성화작업을 밀도 있게 추진해 동북아지역 관문병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것.
이 원장은 "일산백병원은 의욕과 잠재력을 갖춘 주니어 스탭진이 포진되어 있어 타 기관보다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구조조정도 각 병원의 생산력을 높여 인건비 상승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추진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일산백병원은 내년 중 증축공사를 실시하여 현 600병상을 800병상으로 확장하고 교수 연구공간을 넓히는 T자형 병원의 마스터플랜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원장은 지난해 말 자신의 네 번째 시집 ‘팬터마임’을 출간했다.
총 75여편의 시가 5가지 내용으로 나뉘어 구성된 이번 시집은 이 원장 특유의 섬세한 감성이 묻어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원장은 심장전문의로서의 명성뿐 아니라 지난 90년 ‘월간 문학’에 정식으로 등단, 시인으로서의 경력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병원은 생로병사가 함께 뒤엉킨 공간입니다. 그 속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는 환자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누구라도 자신의 영혼의 무게를 되짚어 보게 되지요.”
병원장이면서 직접 진료도 하는 그에게 진료실과 수술실은 시적 상상력을 떠올리는 창작 공간인 셈이다.
“남들은 이성적이고 때론 냉정한 결단까지 해야 하는 의사와 풍부한 감성을 바탕으로 하는 시작(詩作)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나는 의학이나 문학이 그 바탕은 ‘인간의 상처를 보듬으려는 일’이라는 점에서 닮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환자를 치유하는 것이 의학의 목적이라면 문학 역시 상처 난 마음을 보듬어 주는 작업입니다.”
그런 까닭에 그의 시들엔 환자를 대하면서 느끼는 애틋한 연민과 죽음의 의미에 대한 통찰이 행간마다 녹아 있다.
‘누에처럼 살아온 늙은 할머니 / 숨통이 끊기는 시끄러움도 잠시 / 나방이가 되어 날아간다 / 높이 높이 솟으려 한다 / 하늘나라에 닿을 만큼 / 명주실은 뽑아 두었나’ (‘나방이가 된 할머니’ 중에서)
또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이 원장은 죽음을 넘어선 세계에 대한 강한 믿음 역시 그의 시에서 읽을 수 있는 부분.
“저는 시를 쓰는 작업을 ‘신과의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죽음을 넘어선 영적인 존재에 대한 믿음은 어쩌면 임종을 앞둔 사람에게는 처절한 공포를 단숨에 뛰어넘게 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원장은 서글픈 장례식을 인생의 최대 경사인 ‘시집가는 날’이라는 이미지로 표현하기도 하고 죽음 직전의 생을 ‘하늘을 향해 피는 꽃’으로 그려내기도 한다.
서울대 의대 재학 시절부터 대학신문에 열심히 시를 기고하던 문학 청년이었던 이 원장은 1990년 ‘월간문학’을 통해 등단한 시인. 높은 창작열로 그간 ‘빛과 소리를 넘어서’'햇빛 유난한 날에’‘청진기와 망원경’ 등 3권의 시집을 이미 출간했다.
“진료도, 시 쓰기도 제가 평생 안고 지고 가야 할 짐입니다. 이 두 가지 모두 결국은 사람에 대한 사랑이지요.”
37년생인 이 원장은 62년 서울의대를 졸업했으며 74년부터 미국 조지타운대학 교수로 20년간 재직하다 94년 삼성서울병원 개원 멤버로 귀국, 지난해 말까지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심혈관센터 소장을 역임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종신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