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이 나이관련황반변성 발병 위험성을 높이고, 특히 실명과 연관된 후기 나이관련황반변성의 발병확률을 높인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러한 주장은 그간 실명의 가장 중요한 원인질환은 나이관련황반변성과 백내장으로, 그 발병과 진행에 흡연이 강력한 위험인자라는 사실은 예전에 밝혀졌으나 이러한 위험성에 대해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실정이어서 주목된다.
서울대의대 우세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안과)는 국립중앙의료원(원장 박재갑, 이하 NMC) 주최로 지난 13일 NMC대강당에서 열린 '흡연과 실명 심포지엄'에서 발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우 교수는 "노인이 되어서의 시력상실을 예방하기 위해선 성인시기부터의 금연이 필요하고 흡연자라도 조기에 금연할수록 보호효과가 크다"며, "이미 한 눈의 나이관련황반변성을 진단 받은 환자는 다른 한 눈의 발생을 막기 위해서도 금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간 여러 역학 연구들은 흡연이 안과 질환과 유의미한 관계가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한 예로 2004년 영국에서 실시한 대규모 역학조사에 따르면 69세 이상 성인 인구 중 5만3000여 명이 흡연으로 인한 나이관련황반변성으로 시력이 저하됐으며, 이 중 33%인 1만7000여 명이 법적 실명에 이르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김일열 보건복지부 장애인지원팀장은 장애인 복지정책의 실태와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발표를 통해 "등록장애인 수가 250만명(작년말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5%를 넘어섰으며, 장애인 복지의 패러다임이 '재활'에서 '자립생활 패러다임'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지 NMC 안과 전문의는 "시각장애인에 대한 복지정책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 이러한 장애의 발생 자체를 줄이는 일"이라며, 차단 가능한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으로 흡연을 강조했다. 그는 또 "흡연과 실명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결과들이 금연의 강력한 동기부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지식을 전문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안과의사들을 비롯한 의료진들의 인식 고취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재령 고려대의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는 흡연이 안과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여러 연구결과들을 소개하며, "흡연이 매우 다양한 안과적 질환의 위험인자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연구 데이터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라며, "체계적인 연구와 실명 예방을 위한 금연이 권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기 가톨릭대의대 서울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안과질환 중 흡연과의 관련성이 가장 잘 알려져 있는 나이관련황반변성의 원인과 증상 진단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나이관련황반변성의 발병에 대한 위험인자는 노화 자체와 흡연이 가장 확실하게 밝혀진 인자"라며, "노화는 막을 수 없는 반면 흡연은 예방 가능한 위험인자"임을 역설했다.
고형준 연세대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는 나이관련황반변성의 치료와 예방에 대해 강연했다. 고 교수는 "이미 발병한 질환에 대해선 안구내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주사나 광역학치료 등을 시행할 수 있으나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시력 저하가 발생한 경우에는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고, 또 치료를 하더라도 발병 이전의 시력을 되찾기는 매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질환의 예방을 위해 "금연, 자외선차단, 식생활 개선과 정기적인 안과적 검사 등을 권유했으며,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금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재갑 NMC원장은 "흡연이 폐암이나 심장질환 등의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의 위험도를 높인다는 점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흡연이 실명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라며,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다 전문적인 지식의 보급과 함께 실명예방을 위한 금연가이드라인의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11-06-1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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