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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 방치 심각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실태 조사 결과
국내 45세 이상의 남성 약 12%정도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환자 스스로가 이를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2003년 12월부터 2004년 1월, 두 달 여간 서울, 부산, 광주 등 전국 10개 지역에 소재한 COPD 환자와 증상이 유사한 잠재환자군 200명(COPD 120명, 잠재환자 80명) 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이다.

이 결과, 진단을 받았음에도 치료에 매우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잠재환자군의 경우 병원 문턱조차 넘지 않은 환자가 대다수였다.

게다가 COPD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적절한 치료방법은 물론 잠깐 나타난 일시적인 증상으로 여겨 검진조차 받지 않고, 심지어는 잘못된 약물을 복용하다가 중간에 치료를 포기한 경우도 많았다.

COPD 잠재환자란 단순히 흡연 경력이 긴 애연가를 칭하는 것은 아니다. 20년 이상 골초였으며, 현재 늘 상 거뜬히 해왔던 움직임에도 호흡곤란 증상 등 COPD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는 이들이다. 이런 잠재환자들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 4명 중 1명은 호흡이 가빠 계단도 오르기 힘든 중증의 상태였다. 그러나 전체 잠재환자 중 8%만이 병원을 찾았을 뿐, 나머지 92%는 병원 진료를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잠재환자의 55%는 어떤 치료나 처방조차 받지 않고 있었으며, 31%는 호흡곤란(44%) 기침(50%), 잦은 감기(22%) 등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약국, 한약, 민간요법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고작이었다. 즉 잠재환자군은 COPD에 대한 인식이 낮아 증상 진행 중임에도 근본적인 치료는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았다.

치료에 소홀한 것은 이미 COPD로 진단된 환자도 마찬가지였다. 설문에 참여한 COPD환자의 78%는 자신이 꾸준히 치료를 잘 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종합병원 및 개원가의 COPD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2002년 9~10월 / 서울, 경기지역 전문의 80명 대상), 환자의 45%가 1년 만에 치료를 중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증상이 발생할 때만 흡입하는 천식과 달리, COPD는 꾸준히 약물을 흡입하여 호흡곤란 증상 등 더 이상 폐기능이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 및 치료해야 함에도 대부분 환자들이 증상이 발생할 때만 약물을 흡입하는 것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COPD 환자가 병원을 찾아 진단 받기까지의 기간을 조사한 결과, 호흡곤란, 기침 등 COPD 증상이 발생한 지 평균 1년 10개월 만에 병원을 찾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경증COPD환자 9.6개월, 중증COPD환자 3년)

특히 COPD 환자들은 질환명이 어려워 의사로부터 다른 질환으로 진단 받거나 스스로 잘못 인식하여 COPD가 아닌 천식(23%), 기관지염(15%)으로 알고 있었고, 만성폐쇄성폐질환나 COPD로 질환명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경우는 전체 COPD 환자의 14%에 불과해 질환에 대한 인식부족이 치료와 관리 소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문제는 COPD를 방치했을 경우, 호흡기 뿐만 아니라 전신에 영향을 미쳐 일상생활 속의 단순한 동작도 할 수 없게 된다는 것. 일단 증상이 시작되면 폐기능은 정상의 70% 수준 이하로 낮아지는데, 심한 경우 정상인의 20~30%만 남아 최소한의 움직임만이 허용된다.

앉아서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찰 정도다. 특히 이 상태에서는 다리근육이 약화될 뿐만 아니라, 활동량이 줄면서 골다공증 까지 진행된다. 호흡이 어려워 성욕, 성기능, 인지능력 장애 등의 합병증도 수반하게 된다. 이는 마치 자동차에 연료는 있지만,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불완전 연소로 충분한 힘을 내지 못하고 산소를 공급할 방법은 없는 상태가 계속되는 것과 같다.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이번 조사에서 COPD환자들은 2003년 한해 1인당 응급실, 입원, 병원방문 회수는 각각 0.2회, 0.4회, 18회(종합병원)로 환자부담비용만 110여 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COPD증상이 심해 응급실,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의 경우, 응급실과 입원 비용만 95만원 정도 소요했다. (응급실 2회, 입원 1.5회 8.4일)

의료비 외에도 COPD환자의 40%는 호흡곤란 증상으로 직장을 그만두거나 일에 지장을 받는 경우가 많아 생계활동도 제대로 할 수 없다.

그렇다고 포기하는 것은 이르다. 국내 COPD환자의 82.5%는 초기에 해당되므로 (50%<1초간 강제호기량 FEV1<80%) 하루 빨리 담배를 끊고 치료를 받으면 폐기능 감소 속도를 늦추어 COPD로 인한 호흡곤란을 예방할 수 있다.

또 증상 악화를 막는 생활 수칙도 잘 지켜야 한다. COPD 환자에 있어서 호흡기 감염질환은 증상 악화에 일조하므로 해마다 독감예방주사를 맞는 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참고로 평소에 자주 손을 씻는 습관은 전염성 감염증을 예방하는 가장 간편한 예방법이다. 실내를 자주 환기시켜 호흡기를 자극하거나 폐 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난방기 연소물질이 남아있지 않도록 한다. 운동은 매일 5분에서 15분씩 3, 4차례 규칙적으로 걷거나 입술을 오므리고 숨쉬기를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산소이용능력과 운동능력 등을 높인다. 성생활도 운동이 될 수 있다. 단 성생활을 시작하기 전에는 호흡조절을 위해 미리 속효성 기관지확장제를 흡입하면 응급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폐 기능 검사를 통해 조기에 COPD를 진단하고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을 꾸준히 투여하는 것이다. 약물은 급작스런 호흡곤란으로 응급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막고, 호흡곤란으로 인한 폐 기능 손상을 예방한다. 현재까지는 1일 2~4회 흡입하는 약물이 주로 사용되고 있지만 최근 1일 1회 투여만으로 증상을 완화하고 응급상황을 막을 수 있는 치료제가 개발되어 COPD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04-11-17, 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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