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여 년 간 미국에서 노인들을 상대로 실시된 독감 백신 접종이 사실은 아무런 효과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주요 기관들의 연구 결과가 잇달아 발표돼 노인들을 당혹케 하고 있다.
미국 내과학회지 최신호에 실린 론 시먼슨 국립 알레르기ㆍ감염성질환연구소 수석연구원의 연구 보고서는 접종을 받은 노인들과 안 받은 노인들을 직접 비교하는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지난 수십 년 간에 걸친 노인 사망 관련 자료들을 분석한 것으로 예방접종과 사망률 사이에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국립보건연구원(NIH)의 지원으로 실시된 이 연구는 미국인들의 평균수명이 길어진다는 사실과 1990년대에 독성이 강한 독감 바이러스들이 창궐했다는 사실을 모두 고려한 것이다.
종전의 연구들은 독감 백신이 겨울철 노인들의 사망률을 줄인다는 결론을 내려 왔다.
시먼슨은 "독감 백신을 맞지 않으면 모두가 죽을 것처럼 호들갑을 떨지만 이것은 지나친 일"이라면서 앞으로는 바이러스 확산속도가 가장 빠른 5-18세의 학령기 어린이들에게 백신 접종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독감 예방 정책이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NIH의 연구 하나만으로는 정책을 바꿀 수 없다며 기존 정책을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전직 CDC 국가면역프로그램 국장 월터 오렌스틴 박사는 시먼슨의 연구가 "현재의 전략을 재고하고 강화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에머리대 교수인 오렌스틴 박사와 동료들은 15일 미국역학저널 최신호에서 공개된 별도의 연구 보고서를 통해 독감 백신 접종 대상을 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머리대 연구진은 임상 연구와 수학적 모델 연구를 통해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
올 겨울 추위가 시작되기 전 독감백신 부족 사태가 벌어지자 CDC는 발병 위험률이 가장 높은 집단에 접종을 집중하자고 주장했었다.
해마다 독감과 관련한 질병으로 숨지는 3만6천 명 중 대부분은 노인들이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노인층 접종에 주력했다.
CDC는 2004년 겨울을 앞두고 독감 예방접종을 받은 노인은 전체의 59%로 2003년에 비해 접종률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시먼슨은 접종률이 줄어든 만큼 사망률이 올라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머리 대학 공중보건대학원의 아이러 론지니 교수는 독감 예방접종의 효력은 노인보다는 젊은 층에서 더 확실하게 나타난다며 정부가 노인층 접종을 계속하면서 5-18세 연령층의 접종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 AP=연합뉴스) youngnim@yna.co.kr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05-02-17, 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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