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에 대한 제조업허가와 품목허가 분리를 골자로 한 약사법 개정(안)이 이달 중 국회에 발의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이해 당사자들 간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제조업허가와 품목허가가 분리됨에 따라, 기존 제약사들은 벤처 등 제조시설이 없는 기업들이 의약품 시장에 쉽게 진출할 것을 크게 우려하면서 중소업체 난립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반면 그동안 개발기술을 라이선싱에 의존해왔던 벤처 및 연구소 등은 연구결과가 실제적인 ‘제품화’로 이어질 수 있게 됐다며 환영하는 모습이다.
식약청 역시 벤처 기업 육성 차원에서 제조업과 품목허가권 분리 원칙에 합의하고 복지부에 관련규정 개정을 건의한 상태이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자체 입법보다는 의원 입법을 통한 지름길을 택하고 있어, 제조업ㆍ품목허가 분리의 조속한 법제화를 시사하고 있다.
제약사, 각종 부작용 우려 표명
우선 제약사들의 경우 제조업ㆍ품목허가 분리에 대해 ▶제약사들의 R&D 의욕 저하 ▶저가 약 범람으로 인한 제약사간 출혈경쟁 ▶도매업체들에 의한 벤처 업체들의 하도급화 ▶의약품 품질 저하로 인한 안전성 문제 발생 등을 들며 반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한 관계자는 “제약업계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정책”이라며 제조업과 품목허가권 분리가 가져올 파장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 관계자는 “도매업소가 품목허가를 가지고 위탁생산해 노브랜드 제품으로 유통시킬 가능성이 99%”라며 “이렇게 되면 저가 약이 범람해 기존 제약사들은 가격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고, 제약사들은 생존권을 위해 출혈ㆍ과당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바이오벤처들이 기술개발 보다는 안정적 수입이 보장되는 카피 약 제조의 산실이 될 수도 있다”며 “이렇게 되면 이번 법안의 취지인 제약산업의 전문화는커녕, 국내 제약 산업의 R&D 체계 자체도 붕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제약사 일각에선 법안 발의가 기정사실화 된 마당에 반대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법안의 구체적 내용을 조율하데 힘을 쏟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법안 발의 후 제약사들의 대응책에 관심이 모아진다.
벤처업계, 내심 환영…마찰우려 표정관리
한국바이오벤처협회, 한국바이오산업협회 등 벤처업계는 내심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존 제약사들과의 관계를 고려, 공식적인 입장 표명 없이 법안 발의 진행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종세 한국바이오벤처협회 회장은 “현재 협회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중이어서 공식적인 입장은 없는 상태”라며 “중요한 것은 어떻게 부작용을 줄일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일선 벤처기업의 한 관계자도 “제조업허가와 품목허가 분리가 단기적으로 볼 땐 마케팅 부문 등에서 제약사들의 출혈이 예상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제조업허가와 품목허가 분리를 통해 제약사와 벤처 모두가 Win-Win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그간 국내 제약사들이 제네릭 등에 안주해 R&D 분야를 소홀히 했지만, 제조업허가와 품목허가 분리 정책에 의해 지금부터라도 기술개발에 뛰어든다면 장기적으로는 개별 제약사들에게도 득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 관계자는 “허가권을 주는데 있어 일정한 ‘제한’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며 “수입상에 대한 허가권 제한은 반드시 필요하며, 벤처도 옥석을 가려 국내 벤처로 등록된 회사에 한해 허가권을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제약사들이 부작용으로 주장하고 있는 ‘무분별한 미니 제약사들의 난립’, ‘의약품 품질 저하’ 등을 막기 위해선 일정정도 제한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복지부, 장기적 제약산업 도약 계기
보건복지부는 제조업ㆍ품목허가 분리를 골자로 한 약사법 개정안 마련을 위해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인 문병호 의원실과 구체적인 의견조율에 들어간 상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한 기업에서 R&D부터 마케팅까지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고 제약 산업도 부문별로 전문화 및 집중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현재 문병호 의원실과 세부 의견조율을 진행하고 있으며, BT 등 혁신연구로 한정해 허가권을 주는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이번 법률안이 통과될 경우 제약산업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이라며 “제약사들의 경우 안정적인 유통체계가 붕괴될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국내 제약 산업 도약에 큰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06-01-15, 23:0
- Copyrights ⓒ 인터넷중소병원 & ihospital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