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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말기 간질환 환자도 생체 간이식 유익
뇌사자 간이식만 기다리는 경우보다 생존율 높아
중증 말기 간질환 환자도 생체 간이식을 받으면 생존율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이식외과 김덕기·이재근·주동진 교수, 임승혁 강사 연구팀은 멜드(MELD) 점수가 높아 뇌사자 간이식을 주로 받던 중증 말기 간질환 환자가 생체 간이식을 받으면 뇌사자 간이식을 위해서만 대기하는 경우보다 생존율이 3배 가까이 높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외과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IF 15.3) 최신 호에 게재됐다.

김덕기 교수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21년까지 세브란스병원에서 간이식을 대기하는 환자 중 멜드 점수가 30점 이상인 중증 말기 간질환 환자 649명을 대상으로 1년 생존율과 거부반응 발생율을 추적 조사했다. 멜드(MELD) 점수는 간질환의 심각도를 측정해 환자의 위급도에 따라 뇌사자 간이식 순서를 부여하는 기준이다.

조사 대상자 649명 중 생체 간이식을 받기 위해 준비한 A군은 205명, 뇌사자 간이식만 대기한 B군은 444명이었다.

조사 결과, 실제 간이식을 받은 환자 수는 A군이 187명(91.2%)으로 간이식 시행 기회가 B군(177명, 39.9%)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이에 더해, 뇌사자 간이식만 기다렸던 B군의 1년 생존율은 28.8%로 매우 낮은 반면, 생체 간이식을 받은 환자에서는 77.3%로 A군이 약 3배 가까이 더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

연구팀은 두 군의 수술 결과도 비교 분석을 통해 말기 간질환 환자에서 생체 간이식 예후의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생체 간이식을 받은 환자의 합병증, 거부반응 발생률 등이 뇌사자 간이식과 큰 차이가 없었다. 특히, 생체 간이식 공여자들도 큰 합병증 없이 회복했다.

연구팀은 간이식이 필요한 중증 말기 간질환 환자가 생체 간이식을 받을 경우, 뇌사자 간이식 대기 순서만 기다리는 것보다 간이식의 기회가 커질 수 있으며 생존율도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김덕기 교수는 “멜드 점수가 30점 이상인 중증 말기 간질환 환자에서 생체 간이식의 안전성을 밝혀냈다”며 “말기 간질환 환자도 생체 간이식을 받을 수 있는 근거를 확인한 만큼 간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이식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간이식은 간이 제 기능을 할 수 없을 만큼 상태가 악화한 중증 말기 간질환의 유일한 치료법이다. 생존해 있는 공여자에서 간을 기증받는 생체 간이식과 뇌사자 간이식으로 나눌 수 있다.

국내에서는 뇌사 기증자가 부족해 간이식의 70% 이상은 생체 간이식으로 진행한다. 이전에는 멜드 점수가 30점 이상으로 높은 말기 간질환 환자에게는 생체 간이식이 적극적으로 권장되지 않았다. 좋은 이식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연구 결과에 기반한 권장사항은 아니어서 연구가 필요했던 가운데 세브란스병원(김덕기 교수 연구팀)이 이번 연구를 통해 간이식 수술 위험도가 높은 멜드 점수 30점 이상의 말기 간질환 환자에서 생체 간이식의 임상적 유용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노용석 기자] ys339@daum.net
[성인병뉴스]  기사입력 2024-01-2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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