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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書評〕『西河선생 林椿시집』 재 발간
광폭한 시대, 처연함 극복한 한 지식인의 초상

‘비운의 코리아 대문호’ 문학사적 가치 재평가

최근 고은 시인의 소설 ‘수미산’의 주인공으로 재조명 받고 있는 불우한 초야의 문인, 西河 林椿 선생의 『서하선생 임춘시집』이 새롭게 재 발간(역주⁚ 김진영, 안영훈)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임춘선생은 고려 무신정권 시절 ‘정중부의 난’ 때 온 집안이 파탄 나고, 유락생활을 전전하면서도 당대의 명 문장가인 이인로 등과 함께 죽림칠현의 한 사람으로 죽림고회(竹林高會) 활동을 하며, 새로운 문풍을 일으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장시 <장검행, 杖劍行>과 술을 의인화하여 지은 작품인 가전체 소설 <국순전, 麴醇傳> 등이 있다.

특히 국순전은 공방전과 함께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가전체 작품이며, 이규보의 <국선생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작품으로, 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되어 널리 알려지고 있다.

당시의 여러 가지 국정의 문란과 병폐, 특히 벼슬아치들의 발호와 타락상을 증언하고 고발하는 내용으로 인생과 술의 관계, 즉, 인간이 술을 좋아하게 된 것과 때로는 술 때문에 타락하고 망신하는 형편을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

역주를 맡은 김진영교수(경희대학교 명예교수)는 머리말에서 “광폭한 시대와의 조우에서 빚어진 처연함을 온 몸으로 극복하려 했던 한 지식인의 초상을 만나게 될 것”이라면서 “이들 시인과 작품을 만나는 일은 고양된 삶의 향기와 문학적 자양을 위해서도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집 발간에 물심양면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부안임씨 밀직공파 김포종회의 詩人 임종철회장은 인사말에서 “단지 가문의 어른이실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문학에 크나큰 자산을 남기심 분”이라면서 “비운의 코리아 대문호-서하 임춘’님에 관한 문학적 평가들이 좀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그 문학적 가치만큼 문학사적 위상이 제대로 자리 잡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칼집 속엔 서릿발처럼 날이 선 싸늘한 석 자의 칼이 있고, 마음속의 굳은 신념 끝내 출사해서 이 난국을 평정하여 나라에 보답하리라” 장시 장검행 중>

“임춘이 내린 결단은 지금까지의 도피나 그와 유사한 동기에서 발로된 귀거래의식이 아니었다. 주어진 현실에의 적극적인 참여, 그것만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길이며, 활로였다. ‘보국’은 그 한 방도로 표현되었을 뿐이다.”<장검행 평설에서>

문학은 궁극적으로 역사와 현실 앞에 존재하는 자아인식의 산물이다. 그런 의미에서 비극적인 인식이 극명한 작품들로 점철된 林椿 선생의 시집은 투철한 자아인식의 구현이라는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경과 서정이 조화를 이룬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한 문학사적 가치는 새롭게 재평가 되어야 할 것이다. <민속원 刊>
《皇甫》


[성인병뉴스]  기사입력 2024-03-2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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