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술을 기반으로 한 코로나19 백신이 암 환자에게 의외의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백신이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면역항암제(면역관문억제제)의 효과를 높이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텍사스대 MD앤더슨 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 연구진이 최근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예비 연구에 따르면, 진행성 폐암과 피부암(흑색종) 환자 중 면역치료 시작 후 100일 이내에 화이자(Pfizer) 또는 모더나(Moderna)의 코로나 mRNA 백신을 맞은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생존 기간이 유의하게 길었다.
연구팀은 “백신의 mRNA 성분이 면역체계를 예민하게 만들어, 면역항암제가 암세포를 더 효과적으로 공격하도록 돕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mRNA 백신, 면역세포에 ‘경보 신호’ 역할
면역관문억제제는 암세포가 자신을 숨기기 위해 사용하는 단백질 ‘보호막’을 제거해 면역세포가 암을 공격하도록 하는 약물이다. 그러나 모든 환자에게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일부 면역세포는 여전히 종양을 ‘비정상 세포’로 인식하지 못한다.
이번 연구의 책임연구자 애덤 그리핀(Adam Grippin) 박사는 “코로나 mRNA 백신이 몸 전체의 면역세포를 깨우는 ‘사이렌(siren)’ 역할을 한다.”면서 “면역반응이 약한 종양을 다시 ‘면역 감수성(immune-sensitive)’ 상태로 전환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존율 향상 효과 뚜렷
연구진은 약 1,000명의 진행성 암 환자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들은 모두 면역관문억제제를 투여받고 있었으며, 그중 일부는 코로나 백신을 접종했다. 연구팀은 총 39개 변수를 조정해 백신 접종이 환자 생존에 미치는 영향을 세밀히 비교했다.
그 결과, 면역치료 시작 후 100일 이내 mRNA 백신을 접종한 환자는 다음과 같은 결과를 보였다.
▴전체 생존기간(Overall Survival):백신 접종군의 중앙 생존기간은 37.3개월, 미접종군은 20.6개월로 큰 차이를 보였다. 3년 생존율은 각각 55.7% 대 30.8%였다.
▴폐암(Lung Cancer):백신 접종 환자가 치료 3년 후 생존해 있을 확률이 거의 두 배 높았다.
▴피부암(흑색종, Melanoma):접종 환자의 중앙 생존기간이 훨씬 길었으며, 데이터 분석 시점에도 많은 환자가 생존해 있었다.
반면, 인플루엔자(Flu)나 폐렴구균(Pneumonia) 백신 등 기존의 비(非)mRNA 백신은 면역치료 효과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향후 연구 및 임상적 의미
연구진은 향후 더 대규모이자 통제된 임상시험을 통해 “mRNA 코로나 백신을 면역항암제 치료와 병행하는 것이 표준 치료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또한, 개인 맞춤형 mRNA 암 백신 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만큼, 코로나 mRNA 백신 같은 ‘범용(off-the-shelf)’ 백신이 임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제안했다.
연구팀 일부는 제약업계와 이해관계가 있다고 보고했으며, 연구 결과는 아직 확정적이라기보다 ‘가능성’을 제시한 예비 연구임을 강조했다.
▲실생활 건강 팁
▴면역항암치료를 시작할 예정이라면, 담당 의사에게 mRNA 코로나 백신 접종 시기와 효과에 대해 상의하는 것이 좋다.
▴면역치료 중이라면, 일반 백신보다 mRNA 백신이 면역 반응을 활성화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의료진의 조언 하에 접종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방적 차원에서도, mRNA 백신은 감염병 예방뿐 아니라 면역 체계 전반의 활성을 돕는 효과가 있을 수 있으므로 고위험군 환자에게 이점이 있다.
[노용석 기자] ys33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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