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돼도 어떤 사람은 멀쩡한 반면, 어떤 사람은 몸살까지 앓는다. 이 차이는 코 속에서 일어나는 초기 면역 반응에 달려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예일대 의대(예일대학교 의과대학, Yale School of Medicine) 연구진은 감기의 주요 원인인 리노바이러스(rhinovirus)에 대한 코 점막 세포의 반응 방식이 감기 증상의 발생 여부와 중증도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최근 국제 학술지 셀 프레스 블루(Cell Press Blue)에 게재됐다.
▲감기 바이러스 노출돼도 절반만 아프다
연구 책임자인 면역학자 엘런 폭스먼 박사(Ellen Foxman)는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과의 인터뷰에서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된 사람 중 실제 증상을 겪는 비율은 약 50%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그 이유를 밝히기 위해 사람의 코 점막 조직을 실험실에서 배양한 뒤 리노바이러스에 노출시켜 세포 및 분자 수준의 변화를 관찰했다.
▲코 속 ‘인터페론’ 반응이 빠르면 감기 막는다
그 결과, 감염에 대한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첫 번째는 빠른 면역 반응이다. 이 경우, 코 점막 세포가 바이러스에 노출되자마자 인터페론(interferon)이라는 항바이러스 단백질을 분비해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와 확산을 막았다. 그 결과 전체 세포의 1% 미만만 감염됐고, 감기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두 번째는 인터페론 반응이 지연되거나 방해받은 경우다. 이때는 바이러스가 쉽게 퍼지며 30% 이상의 세포가 감염, 염증 반응과 점액 분비가 증가해 콧물·코막힘·몸살 같은 전형적인 감기 증상이 나타났다.
즉, 코 속 면역 반응이 얼마나 빨리 작동하느냐가 감기에 걸릴지 말지를 좌우한 셈이다.
▲감기·추운 공기·오염 공기가 변수
연구진은 감기 증상에 영향을 주는 몇 가지 요인도 함께 제시했다.
▴최근 다른 바이러스 감염을 겪은 경우=이미 인터페론 반응이 활성화돼 있어 새로운 바이러스에 더 잘 대응할 수 있다.
▴차가운 공기=코와 폐의 온도가 낮아지면 인터페론 생성이 느려져 바이러스가 퍼질 시간이 늘어난다. 이는 겨울철 감기가 잦은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미세먼지·대기오염·담배 연기=이러한 물질은 코 점막의 면역 반응을 왜곡시켜, 바이러스 노출 시 오히려 염증 반응을 과도하게 유발할 수 있다.
폭스먼 박사는 “대기오염이나 담배 연기를 들이마시면 이후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때 더 해로운 면역 반응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감기 예방의 직접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진 않지만, 왜 같은 바이러스에도 사람마다 증상이 다른지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실생활 건강 팁
-겨울철 외출 시 목·코 보온에 신경 쓰기.
-미세먼지 심한 날은 마스크 착용.
-실내 공기 건조하지 않게 적정 습도 유지(40~60%).
-흡연자라면 금연이 감기 예방에도 도움.
[노용석 기자] ys339@daum.net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26-02-10, 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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