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 환자에게 흔히 처방되는 심박수 조절 약물이 일부 항응고제와 함께 복용될 경우, 심각한 출혈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학술지 ‘내과학회지(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심방세동 치료에 사용되는 딜티아젬(디르티아젬, diltiazem)이 아픽사반(apixaban), 리바록사반(rivaroxaban) 등 혈액응고를 억제하는 항응고제와 병용될 경우 중증 출혈 발생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방세동 환자, 약물 병용 많아 주의 필요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A-Fib)은 부정맥의 일종으로,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뇌졸중 위험을 크게 높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들은 항응고제를 함께 복용한다. 딜티아젬(diltiazem)은 칼슘통로차단제로, 심박수를 낮추고 심장 수축력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심방세동 환자의 심박수 조절에 널리 사용된다.
하지만 딜티아젬은 약물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토크롬 효소(cytochrome enzymes)’ 기능을 억제하는 특성이 있다. 이로 인해 항응고제가 체내에서 충분히 분해되지 못하고 혈중 농도가 높아져 출혈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4만6000명 분석…출혈 위험 18% 증가
연구진은 심방세동 환자 4만6000명을 분석했다. 2만3000명은 딜티아젬(diltiazem)을, 나머지 2만3000명은 베타차단제 메토프롤롤(metoprolol)을 처방받았다. 이들 모두 아픽사반(apixaban) 또는 리바록사반(rivaroxaban)을 함께 복용 중이었다.
그 결과, 심각한 출혈(뇌출혈, 위장관 출혈 등)은딜티아젬 복용군에서 467건, 메토프롤롤 복용군에서 397건 발생했다.
전체적으로 딜티아젬 복용군은 메토프롤롤 복용군보다 중증 출혈 위험이 18% 높았다. 특히 하루 120mg을 초과하는 고용량 복용 시 위험이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이끈 미국 밴더빌트대학교 메디컬센터(Vanderbilt University Medical Center)의 가디어 다와스(Ghadeer Dawwas) 교수는 “딜티아젬은 여전히 일부 환자에서 적절하고 효과적인 선택지지만, 출혈 위험을 치료 결정의 핵심 요소로 고려해야 한다.”면서 “특히 120mg 이상 고용량을 복용하거나 다른 상호작용 약물을 함께 복용하는 환자에서는 메토프롤롤이 보다 안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생활 건강 관리 팁
-복용 중인 약 반드시 의료진에 모두 알리기=심방세동 환자는 심장약과 항응고제를 동시에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병원이나 약국 방문 시 현재 복용 중인 모든 약을 정확히 알려야 한다.
-출혈 의심 증상 즉시 확인=멍이 쉽게 든다, 잇몸·코피가 자주 난다, 검붉은 변 또는 혈뇨, 갑작스러운 심한 두통 등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임의로 약 중단 금물=항응고제는 뇌졸중 예방에 필수적인 약물이다. 출혈이 걱정된다고 스스로 복용을 중단하면 오히려 뇌졸중 위험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 반드시 전문의 상담 후 조정해야 한다.
심방세동 환자는 약물 조합에 따라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고령이거나 여러 약을 함께 복용 중이라면 정기적인 진료와 약물 점검이 더욱 중요하다.
<이상현기자 gurumx@naver.com>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26-03-11, 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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