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수면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가 많다. 아이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가족 전체의 수면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멜라토닌(Melatonin)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멜라토닌이 모든 수면 문제의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미국 텍사스주 어린이병원(Children’s Health) 소아호흡기·수면의학 전문의 미셸 카라바요 박사(Dr. Michelle Caraballo)는 “멜라토닌은 일부 상황에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에게는 생활습관과 수면 환경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멜라토닌, 어떤 역할 하나
멜라토닌은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호르몬으로, 수면-각성 주기를 조절한다. 밤이 되면 뇌에서 멜라토닌이 분비돼 잠들 시간이 됐다는 신호를 보낸다.
다만 멜라토닌은 모든 수면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특히 대부분의 제품은 작용 시간이 짧아 ‘잠드는 과정’을 돕는 역할에 가깝다.
따라서 아이가 자꾸 깨거나, 취침 시간이 불규칙하거나, 자기 전 스마트폰 사용이 많다면 멜라토닌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
▲멜라토닌보다 먼저 봐야 할 것들
미국소아과학회(AAP·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역시 멜라토닌 사용 전 반드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상담할 것을 권고한다.
전문가들은 우선 ▴매일 비슷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지 ▴침실 환경이 어둡고 조용한지 ▴자기 전 스마트폰·태블릿을 사용하는지 ▴스트레스나 건강 문제는 없는지 등 생활습관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자기 전 전자기기 사용은 수면을 방해하는 대표 요인이다. 스마트폰 화면의 블루라이트가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특정 아이들에겐 도움될 수도
멜라토닌은 건강한 수면 습관을 충분히 실천했는데도 잠들기 어려운 경우 제한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나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례도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반드시 의사의 지도 아래 용량과 복용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3세 미만 영유아에게는 일반적으로 권장되지 않는다.
▲“젤리형 제품, 사탕처럼 보여 더 위험”
멜라토닌은 미국 식품의약국(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에서 ‘의약품’이 아닌 ‘건강보조식품’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제품마다 실제 함량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젤리형(gummy) 제품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사탕으로 착각해 과다 섭취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멜라토닌 부작용으로는 ▴악몽 ▴두통 ▴어지럼증 ▴메스꺼움 ▴복통 ▴짜증 증가 ▴야뇨 증가 ▴저혈압 등의 증상이 보고된다.
또 장기 복용 시 사춘기와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다.
▲실제 중독사고 증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에 따르면, 2012~2021년 미국 독극물관리센터에 보고된 소아 멜라토닌 섭취 사례는 26만 건 이상이었다. 특히 5세 이하 아이들의 실수로 인한 섭취가 많았고, 일부는 중환자 치료가 필요했다.
전문가들은 “멜라토닌도 일반 약처럼 반드시 잠금장치가 있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면 문제 지속되면 병원 상담 필요”
전문가들은 아이의 수면 문제를 단순 습관 문제로만 넘겨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수면 부족은 집중력·학습능력·감정 조절뿐 아니라 면역력과 대사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충분히 생활습관을 개선했는데도 잠 문제 해결이 어렵다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상담을 받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 숙면 돕는 생활수칙
1. 일정한 수면 시간 유지=주말에도 취침·기상 시간을 크게 바꾸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2. 자기 전 전자기기 끄기=최소 잠들기 1~2시간 전에는 스마트폰·TV 사용을 중단하는 것이 좋다.
3. 잠들기 전 루틴 만들기=책 읽기, 잔잔한 음악 듣기, 조용한 대화 등 반복되는 행동이 수면 신호 역할을 한다.
4. 침실 환경 정비=조용하고 어두우며 약간 서늘한 환경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
5. 스스로 잠드는 습관들이기=아이를 완전히 재운 뒤 옮기기보다, 졸린 상태에서 스스로 잠들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현기자 gurumx@naver.com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26-05-11,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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