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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환자, 불필요한 의료관행
75세 이후 대장내시경, 피부병변 제거,

갑상선약, 평생먹어야 하는 건 아니다

고령 환자에게 흔히 시행되는 일부 검사와 치료가 실제로는 불필요하거나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나이가 들수록 의료적 이득과 위험의 균형이 달라지는 만큼,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 꼭 필요한 검사와 치료만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연구들은 ▲고령층 반복 대장내시경 ▲일부 피부 병변 제거 ▲갑상선호르몬제 복용 지속 여부에 대해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①75세 이후 대장내시경, 이득보다 위험 클 수도

위장병 전문의인 스티븐 이츠코위츠(Dr. Steven Itzkowitz·Steven Itzkowitz) 교수는 최근 85세 환자의 대장내시경 여부를 고민했다. 이전 검사 이후 시간이 충분히 지나 재검 대상이었고 건강 상태도 나쁘지 않았지만, 고령이라는 점이 문제였다.

대장내시경은 출혈, 마취 부작용, 장 천공 등의 위험이 있으며, 이 환자는 심장 스텐트 때문에 복용 중인 항응고제도 일시 중단해야 했다. 이는 심혈관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츠코위츠 교수는 "몇 년 전만 해도 별 고민 없이 검사를 권했겠지만, 이제는 '우리가 무엇을 얻는가'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연구에서는 75세 이후 반복 대장내시경의 이득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예방서비스특별위원회(USPSTF·U.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 역시 76세 이후 대장암 선별검사에 대해 제한적인 권고(C등급)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2023년 연구에 따르면 기대여명이 5년 미만인 고령 환자 중 약 60%가 여전히 반복 대장내시경을 권고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 소화기내과 사미르 굽타(Dr. Samir Gupta·Samir Gupta) 교수 연구팀이 75세 이상 재향군인 약 9만2000명을 분석한 결과, 이전 검사에서 선종성 용종(adenoma)이 발견된 환자라도 10년 내 대장암 사망률은 0.5%에 불과했다.

용종이 없던 환자의 사망률(0.4%)과 차이도 매우 작았다. 반면 전체 환자의 절반 가까이는 다른 원인으로 사망했다.

■생활 건강 팁

75세 이후 대장내시경은 나이보다 건강 상태·기대수명·기저질환을 기준으로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전 검사 결과와 복용 약(항응고제 포함)을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②노년층 피부 병변, 무조건 제거 안 해도 된다

노년층 얼굴, 두피, 팔, 손등에 흔히 생기는 붉거나 거친 피부 병변인 광선각화증(actinic keratosis)은 대부분 장기간 자외선 노출로 발생한다.

미국 전통 메디케어 수급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는 5년 동안 약 30%가 광선각화증 진단을 받았다.

문제는 대부분 병변이 곧바로 제거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액체질소 냉동치료, 국소 도포제, 레이저 치료 등이 시행된다.

하지만 피부과 전문의 앨리슨 빌리(Dr. Allison Billi·Allison Billi) 교수는 "피부암 병력이 없는 일반 환자에서 피부암으로 진행할 확률은 1000분의 1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광선각화증은 자연 소실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제거 치료는 통증이 심할 수 있고, 부종·자극·색소 변화가 오래 지속될 수 있다. 게다가 병변은 다시 생기거나 새로운 병변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빌리 교수는 적극적 제거 대신 정기 관찰(active surveillance) 전략을 제안했다. 출혈, 통증, 급격한 성장 같은 경고 신호가 있을 때만 제거를 고려하자는 것이다.

■생활 건강 팁

광선각화증 예방의 핵심은 자외선 차단이다. 외출 시 자외선차단제, 모자, 긴소매 착용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병변이 갑자기 커지거나 피가 나면 피부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③갑상선약, 평생 먹어야 하는 건 아니다

레보티록신(Levothyroxine)은 갑상선 기능저하증(hypothyroidism) 치료에 가장 흔히 쓰이는 약물 중 하나다.

갑상선 기능이 떨어지면 체중 증가, 피로, 피부 건조, 탈모 등이 나타난다. 그런데 최근에는 증상이 거의 없는 경계 상태인 잠재성 갑상선기능저하증(subclinical hypothyroidism)에도 처방이 늘고 있다.

네덜란드 라이덴대학교 메디컬센터(Leiden University Medical Center) 야코바인 후스세클루(Jacobijn Gussekloo·Jacobijn Gussekloo) 연구팀은 일부 고령 환자에서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자연적으로 정상화될 수 있다고 보고했다.

또 연구 결과, 고령층 잠재성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에서는 레보티록신이 증상 개선 효과를 거의 보이지 않았다.

문제는 부작용이다. 고용량 사용 시 심장 부정맥이나 골 손실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며, 다른 약물과 상호작용 가능성도 있다. 정기 혈액검사와 병원 방문 부담도 크다.

연구팀이 60세 이상 환자 370명을 대상으로 30주간 단계적으로 감량한 결과, 약 25%는 약을 중단해도 정상 갑상선 기능을 유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임의 중단은 위험하다고 강조한다.

미국 미시간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 내분비내과 마리아 파팔레온티우(Dr. Maria Papaleontiou·Maria Papaleontiou) 교수는 "약 중단은 반드시 감량 과정과 혈액검사, 의료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활 건강 팁

갑상선약 복용 중이라면 정기 검사 결과를 확인하고, 용량 조정 가능성을 의료진과 상담해보자. 스스로 중단하거나 갑자기 끊는 것은 피해야 한다.

▲"많이 하는 의료"보다 "맞춤 의료"가 중요

전문가들은 고령층 의료에서 중요한 것은 무조건 많은 검사와 치료가 아니라, 개인 상황에 맞춘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오랫동안 이어진 의료 관행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실제로 많은 고령 여성은 권고 연령 이후에도 유방촬영을 받고, 남성들은 권고 연령을 넘어 전립선암 검사를 지속한다. 하지만 고령에서는 암 예방 효과보다 다른 질환 위험이 더 클 수 있다.

이츠코위츠 교수는 85세 환자에게 더 이상 대장내시경이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고, 환자는 만족해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나이가 들수록 검사를 더 많이 받는 것보다, 어떤 검사가 내게 실제 도움이 되는지 따져보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미지=chatgpt>

<이상현기자 gurumx@naver.com>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26-06-08, 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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