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에 전기 자극을 가하는 치료가 당뇨병성 신경병증으로 인한 통증을 크게 줄이고 감각 기능까지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웨이크포레스트대 의대(Wake Forest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연구팀은 척수 자극술이 치료가 어려운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의 통증을 완화하고 감각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국제학술지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 최근호에 발표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높은 혈당이 신경계를 손상시키면서 발생하는 당뇨병 합병증이다. 만성적인 통증과 저림, 감각 저하 등이 나타나며 특히 발과 다리에서 증상이 두드러진다. 신경 손상이 진행되면 균형을 잡기 어려워지고 족부 궤양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절단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연구 책임자인 웨이크포레스트대 의대 통증의학·마취과 로버트 헐리(Robert Hurley) 교수는 "통증성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들은 약물과 다른 치료를 받아도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척수에 전기 자극을 전달하는 이식형 장치가 이러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지 살펴봤다. 척수 자극술은 가느다란 전선을 척수 주변에 수술로 삽입하고, 피부 아래에는 작은 펄스 발생기를 이식하는 방식이다. 장치에서 발생한 전기 자극이 통증 신호가 뇌로 전달되는 과정에 영향을 줘 통증을 줄인다.
연구에는 미국 13개 병원에서 기존 치료로 통증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 91명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참가자의 절반을 척수 자극술 치료군으로 배정한 뒤 6개월 동안 통증과 감각 기능, 수면, 삶의 질 등 건강 상태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척수 자극술을 받은 환자의 약 80%에서 하지 통증이 50% 이상 감소했다. 기존 치료만 받은 환자 가운데 같은 수준의 통증 감소를 보인 비율은 4%에 불과했다.
특히 영구적인 척수 자극 장치를 이식받은 환자 가운데서는 6개월 후 93%가 통증이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각 기능도 개선됐다. 척수 자극술을 받은 환자의 55%에서 촉각과 온도, 진동, 신체 위치를 감지하는 능력이 의미 있게 좋아졌다. 기존 치료군에서는 이 비율이 25%였다. 척수 자극술 치료군은 삶의 질과 수면 상태도 개선됐다고 보고했다.
헐리 교수는 "많은 참가자가 상당한 통증 완화와 감각 기능 개선을 경험했다"며 "이러한 변화는 환자들이 일상생활을 보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객관적인 신경 변화도 관찰됐다. 피부 조직검사 결과, 척수 자극술을 받은 환자의 종아리 아래쪽 신경섬유 밀도는 평균 56% 증가했다. 반면 기존 치료를 받은 환자에게서는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헐리 교수는 "기존 연구를 토대로 통증 완화 효과는 예상했지만, 객관적인 감각 측정 결과와 신경섬유 밀도까지 개선된 점은 특히 고무적이었다."면서 "이번 결과는 척수 자극술이 단순한 증상 조절을 넘어서는 효과를 낼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지속되는지, 환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확인하려면 더 장기간의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했다.
연구팀은 치료 효과가 지속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환자들을 최대 1년간 추적 관찰할 예정이다. 향후 연구에서는 척수 자극술이 어떤 기전을 통해 당뇨병성 신경병증에 영향을 미치는지도 분석할 계획이다. <출처=Wake Forest University, news release, Sept. 9, 2026> <이미지=chatgpt>
[이상현기자] gurumx@naver.com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26-10-14,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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