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 수술을 받은 환자라면 수술 직후 회복 과정뿐 아니라 수년이 지난 뒤에도 수술 흉터 부위의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수술 부위가 제대로 아물지 않거나 복벽 조직이 약해질 경우 장기나 지방조직이 밖으로 밀려 나오는 ‘절개탈장’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절개탈장은 복부 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합병증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발생률은 수술 종류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10~15% 수준으로 보고된다.
절개탈장은 수술 과정에서 절개한 복벽의 근막이 충분히 회복되지 못하거나 시간이 지나면서 약해질 경우 발생한다. 복강 내 압력이 증가할 때 복벽 결손 부위를 통해 장기나 지방조직이 밖으로 밀려나오면서 복부 일부가 불룩하게 튀어나오는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서 있을 때 돌출이 심해지고 누우면 다시 들어가는 특징을 보이며, 기침을 하거나 힘을 줄 때 돌출이 더 뚜렷해지기도 한다.
경희대병원 간담도췌장외과 박민수 교수는 “일반적인 수술 흉터는 시간이 지나면서 단단해지거나 두꺼워질 수는 있지만 형태 자체가 변하지는 않는다”며 “반면 절개탈장은 자세나 복압 변화에 따라 돌출 정도가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복수술뿐 아니라 복강경수술이나 로봇수술 후에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방식과 관계없이 흉터 주변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절개탈장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는 비만, 당뇨병, 흡연, 수술 부위 감염 등이 꼽힌다. 이들 요인은 수술 후 조직 회복을 방해하고 복벽의 치유를 지연시켜 절개탈장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고령층은 복벽을 지지하는 근육과 근막이 약해져 있는 데다 만성 기침이나 변비 등 복압을 높이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문제는 절개탈장을 단순히 미용적인 문제로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다. 탈장이 진행되면 장기가 복벽 틈 사이에 끼어 원래 위치로 돌아가지 못하는 감돈(嵌頓) 상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장으로 가는 혈류가 차단돼 장 괴사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이 경우 응급수술이 필요할 수 있으며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박민수 교수는 “절개탈장을 방치하면 장이 복벽 결손 부위에 갇혀 혈액 공급이 차단될 수 있다”며 “돌출 부위의 통증이 갑자기 심해지거나 구토, 복부 팽만 등이 동반되면 즉시 응급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절개탈장은 자연적으로 회복되기 어려운 질환이다. 한번 벌어진 복벽 결손은 저절로 닫히지 않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적 복원이 필요하다. 치료는 결손 부위를 봉합하고 인공막을 이용해 약해진 복벽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환자 상태와 탈장의 크기, 유착 정도에 따라 개복수술, 복강경수술, 로봇수술 등이 선택된다.
특히 절개탈장은 환자마다 결손 크기와 위치, 이전 수술로 인한 조직 변형과 유착 상태가 매우 다양해 수술 전 정밀 진단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로봇수술이 복잡한 절개탈장 환자의 치료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로봇수술은 입체적인 시야와 관절형 수술기구를 활용해 좁고 깊은 부위에서도 정교한 조직 박리와 봉합이 가능해 복잡한 복벽 재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박 교수는 “절개탈장은 단순히 탈장 부위를 막는 것이 아니라 복벽 기능 자체를 회복시키는 복벽 재건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결손의 크기와 위치, 유착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환자별로 최적의 수술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절개탈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술 직후 복벽이 충분히 회복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거운 물건을 드는 행동이나 과도하게 복부에 힘이 들어가는 운동은 피해야 하며, 적정 체중 유지와 금연, 철저한 혈당 관리 등도 복벽 회복과 절개탈장 예방에 도움이 된다. 복부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다면 흉터 주변이 불룩하게 돌출되거나 이전과 다른 변화가 나타나는지 꾸준히 관찰하고,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조기에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김민서 기자] als11tj@daum.net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26-10-30, 10:29
- Copyrights ⓒ 인터넷중소병원 & ihospital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