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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짜약과 유통정책"

최근 당국에서 한미약품 고혈압치료제 아모디핀의 "가짜 약"을 적발한 것과 관련하여 아직도 국내의약품 유통가는 미개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 동안 가짜 약으로 인한 물의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이번의 사례처럼 진품을 정교하게 모방해낸 경우는 드물었다.

주지하는바와 같이 이 같은 가짜 약의 등장은 이를 받아들이는 도매업소나 약국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의약품은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특수상품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가짜 약이 유통가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위험천만한 일이다.

의약분업과 더불어 전문 약의 취급이 많아지는 현실 속에 우후죽순 격으로 늘어만 가는 도매업소의 현실을 감안할 때 치열한 업소간의 경쟁으로 인한 마진축소 등은 어쩌면 가짜 약의 제조를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지금 도매업계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회원사-비회원사를 포함한 도매업소의수가 1400여개를 육박하고 있다.

지난 93년 도매업소 난립을 규제하기 위한 법적인 규제조치가 추진된 이후 의약분업을 기점으로 규제완화 조치가 이행되면서 도매업소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런 양상은 도매업소의 마진을 감소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단 한푼이라도 싼 약이 있다면 업소들의 입장에서는 외면할 수 없는 시장 여건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유야 어쨌든 10조원의 의약품 생산 시대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가짜 약의 출현이 지속되고있다는 현실은 아직도 유통업계가 미래지향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약업계의 다른 분야에 비해 유독 유통업계만이 업그레이드를 위한 행보가 늦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업계전체가 관심을 기울여야할 부분이다.

이번 대규모 가짜 약의 등장을 거울삼아 "의약품 공급의 허리를 담당하고 있는 유통가가 건강할 때 의약품 유통비리를 비롯한 각종 부조리가 근절될 수 있다"는 근본정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절실하다.

정책당국은 이러한 사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무분별하게 늘어난 도매업소 수를 규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시급히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는 곧 국민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정 해일 주간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08-03-06, 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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