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혈액내과 이규형(李揆亨, 52세, 사진)교수가 백혈병 환자 가장 가까이에 있는 부모나 자식으로부터 골수를 기증 받을 수 있는 새로운 골수이식 개발에 성공했다.
골수이식을 가능하게 하는 조직적합성항원이 부모나 자식간에는 절반의 유전자형밖에 일치하지 않아 골수를 주고받더라도 실패 확률이 매우 높아 지금까지는 부모 자식간 골수 이식이 금기로 되어 있었지만, 이규형 교수가 이러한 사실을 뒤집는 이른바 ‘반(半)일치 골수이식법’을 개발한 것이다.
형제간 골수이식이 가능한 확률은 25%이지만 실제 골수이식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형제가 한명이거나 아예 없어 백혈병 환자들이 형제간 골수이식이 거의 희박해진 상황, 한강 모래밭에서 진주 찾기 격인 타인의 골수를 찾아 나서는 어려움을 극복해 낸 것이다.
李 교수의 ‘반일치 골수이식법’은 백혈병 환자의 절망을 거두고 부모 또는 자식이라는 ‘등잔’ 밑에서 골수이식 기증자를 찾을 수 있는 획기적인 치료법이다.
지금까지는 백혈병 완치 확률이 가장 높은 골수이식을 위해 의사들은 먼저 환자 형제들의 조직적합성항원이라는 검사를 하고, 형제들에게서 찾아내지 못하면 타인에게 눈을 돌려야만 했다. 지금까지는 부모나 자식간에는 유전자형이 절반밖에 맞지 않기 때문에 의사들은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규형 교수는 아주 쉽게 골수 기증자를 구할 수 있는 부모 자식간의 골수이식을 가능하게 하는 치료법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이규형 교수는 “반일치 골수이식은 부모자식간 기증자를 쉽게 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기간 비교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골수이식 성공률에 있어서도 과거 골수 기증 고려 대상 1순위인 형제간 골수이식 성공률 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측 된다”고 전망했다.
형제간 골수이식 수술 사망률이 전 세계적으로 평균 20%를 기록하고 있는데 비해 이규형 교수는 새로운 ‘반일치 골수이식’ 치료법으로 지난 2004년부터 현재까지 51명의 백혈병 환자에게 골수이식 수술을 시행해 골수이식 수술 사망률 13%를 기록했다.
또 백혈병 환자들이 골수이식을 받은 후 자신의 장기를 공격해 손상을 주는 이식편대숙주반응이라는 치명적인 합병증이 생길 수 있는데, 지금까지 성공률이 가장 높다는 형제간 골수이식의 이식편대숙주반응 발생률이 40%이었던 반면 이 교수의 새로운 치료법은 30%로 낮아 골수이식에 대한 개념을 전면적으로 바꿀 수 있는 치료법으로 학계는 평가하고 있다.
李교수의 반일치 골수이식의 이론은 이렇다. 골수이식을 위한 가장 중요한 관건은 조직적합성항원(HLA) 일치이다.
부모로부터 두 가닥의 유전자 가운데 자식은 한 가닥만 물려받기 때문에 부모 자식간 조직적합성항원은 반밖에 일치하지 않는다. 조직적합성항원(HLA)가 절반밖에 안 맞는다는 것은 골수이식을 해도 실패가 자명하다.
골수이식 실패 조건에서 이규형 교수는 백혈병 환자에게 투여하는 항암제의 특별한 배합과 양 그리고 시간 간격에 대한 조절로 성공 조건을 만들어 낸 것이다.
즉 골수이식 전 단계에서 강력한 항암제를 투여하는데, 이 항암제의 조합과 투여 방법이 부모로부터 또는 자식으로부터 골수를 기증 받아도 골수이식이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 노하우를 개발한 것이다.
지금까지 전 세계 수많은 백혈병 전문가들이 이 방법을 시도했지만 거의 모든 의사들이 실패했다. 반일치 골수이식을 위한 백혈병 환자의 사전 준비 조건을 만들어 내지 못했던 것이다.
백혈병 환자와 가족들이 골수 기증을 받기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골수가 일치하는 사람을 찾고 그 후에 골수 기증 의사를 받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엄청난 수고를 일거해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치료 성공률도 더 높은 획기적인 치료법이다.
즉 백혈병 환자에게 맞은 골수를 찾기 위해 성덕바우만처럼 온 나라를 뒤져 수만 명이 넘는 골수 기증 희망자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이 교수는 새로운 ‘반일치 골수이식’ 치료법을 혈액 암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인 미국골수이식학회지(Biology of Blood and Marrow Transplantation)에 보고해 1월 최신호에 게재되었다.
<골수이식이란?>
뼈 속에는 골수가 있다. 혈액을 만드는 모체이기 때문에 골수의 다른 이름은 조혈모세포이다. 이 골수에 병이 나 암이 생기면 백혈병으로 대표되는 혈액 암이다. 백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방법은 골수이식이다. 첫 단계는 뼈 속에 있는 병든 골수를 항암제를 투여해 기능을 사실상 무력화시키고 새 골수를 넣어도 반항하지 못하도록 한다.
조직적합성항원(HLA)이 환자와 일치하는 기증자의 골수를 찾아 이식하면 그 안에서는 전의를 거의 상실한 자신의 골수와 새로 주입된 골수가 치열한 다툼을 하다가 새로운 골수의 승리로 끝나고 새 골수가 자리를 잡아 생착하게 된다. 이것이 골수이식 과정이다.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09-01-24,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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