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탐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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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없는 췌장암, 해법은 조기진단”
한국형 조기검진 프로그램 마련 중요
금연·비만개선 등 예방에도 노력해야
췌장암은 우리나라 암 발생 8위, 암 사망 5위를 차지한다. 국가암등록통계(중앙암등록 자료)를 보면, 췌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4%(2014년 1월 1일 기준)에 불과하다.
한 해 5500여 명이 췌장암에 걸린다. 이중 5000명 정도가 5년 이내에 사망한다. 매일 14~15명이 발생하고 매일 13~14명이 사망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췌장암의 치료 성적이 매우 낮은 이유는 특징적인 증상이 없고 효과적인 조기 진단 방법이 개발되지 않아 75% 이상의 환자가 수술이 거의 불가능한 3기, 4기 암 상태에서 진단되기 때문입니다. 수술적 치료가 가능한 초기 췌장암의 발견 비율을 크게 높여야 전체적인 치료 성적 향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17일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세계 췌장암의 날(퍼플리본 캠페인)’ 행사장에서 한국췌장암네트워크 김선회 대표(62·서울대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를 만났다.
이날 캠페인은 췌장암네트워크와 대한췌담도학회, 한국췌장외과연구회, 대한암협회 공동 주관으로 췌장암의 인지도 제고와 인식 개선을 위해 열렸다.
이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는 김선회 대표는 췌장암뿐 아니라 담낭·담도암 등 췌담도암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꼽히는 외과의사이다. 효과적인 췌장암 조기 검진 프로그램 만들기에 힘을 쏟으면서 췌장암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높이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출범한 한국췌장암네트워크 대표를 맡아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췌장암에 대해서 항암제치료도 시행을 해야 되지만 결국 수술을 받아야만 완치를 기대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해 수술하는 것과 더불어 췌장암 예방 및 조기 진단을 위한 지침을 잘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췌장암을 예방하려면 금연과 절주, 적절한 운동과 체중관리),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해야 하고, 췌장암 발생 위험군인 경우에는 정기적으로 췌장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
췌장암 가족력 췌장염, 낭종, 점액종양 등 췌장암의 전구병변이 발견되었을 때는 특히 정기적인 췌장 검진이 필요하다.
“췌장염, 전구병변 등이 있을 때 추적관찰을 잘하는 것이 조기 발견의 지름길입니다.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이 필수적이며, 절주와 함께 고지방·고단백·고칼로리 식이와 비만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절대 안심할 수 없어요. 소화불량, 상복부 불쾌감, 최근 갑자기 당뇨, 황달, 체중 감소 등이 있을 때 췌장암을 의심해 고위험군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췌장암 검사를 해보시길 권합니다.”
전문가들은 “췌장암 환자 생존율 향상의 가장 확실한 해법은 조기 진단”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 실정에 맞는 췌장암 조기 검진 프로그램 마련이 무엇보다 필요하고 강조한다.
“일반 검진 프로그램은 정확성, 간편성, 경제성 등 3박자를 충족해야 하는데, 췌장암은 이것을 충족하기가 힘들어요. 1~2㎝가 안되는 암을 정확히 찾아내려면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초음파내시경 등이 필요하지만 이런 고가 검사들은 국가 검진 프로그램으로 지원하기가 어렵겠죠. 관련 학계는 물론 보건당국과 긴밀하게 협의해 이른 시일 내에 한국형 조기 검진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입니다.”
김 대표는 “전체 국민 대상은 아니더라도 위험인자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만이라도 적용할 수 있는 췌장암 검진 프로그램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췌장암 투병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현실적인 의료적, 법적, 제도적 장치가 더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예방, 조기진단 및 치료뿐 아니라 호스피스 등 요양시설과 완화치료, 치료 지원 문제 등이 빨리 해결되어야 할 과제라는 얘기다.
금년도 췌장암의 날 캠페인에서는 ‘췌장암 바로알기’ 강연과 의료인 및 일반인·환자들도 참가하는 대토론회, 한국형 췌장암 검진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워크숍 등이 진행됐다. 11월 한 달 동안 전국 36개 병원에서 췌장암 환자와 가족, 일반인을 위한 건강 강좌도 열렸다.
*글·박효순 경향신문 의료전문기자(건강과학팀장) *사진=서울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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