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탐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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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몸이 망가지면 치아가 웁니다”
충치·풍치 예방, 칫솔질만으로는 한계
‘나의 치과’ 정해 연2회 정기검진 해야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통계를 보면, 치은염 및 치주질환(일명 풍치·잇몸병)으로 치과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6년 약 1420만명 등 연간 1400만명을 훌쩍 넘고 있다. 치아우식증(일명 충치)으로 치과 진료를 받은 환자도 2016년 약 570만명이나 된다.
특히 치주질환은 그 질환 자체로서의 문제뿐 아니라 전신건강을 위협하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이규환 분당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치과클리닉 교수(예방치과학)는 “이 같은 실태는 대한민국의 구강건강 예방관리가 실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양치질을 강조하는 현재의 구강건강 관리법만으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치주조직은 치은, 치주인대, 치조골로 이루어져 있다. 치은은 잇몸을 뜻하며,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연조직으로 치아를 보호한다. 치주인대는 치아와 잇몸을 강한 결합력으로 부착시켜주는 조직으로 음식을 씹을 때 생기는 압력을 완충시켜 준다. 치조골은 치아의 뿌리를 단단하게 잡아주는 잇몸뼈를 말한다.
치주병은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주위조직인 잇몸과 뼈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자각 증상이 천천히 나타나는 편이어서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치아를 잃을 수도 있는 심각한 질환이다. 치주병은 크게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나뉜다.
치은염은 염증이 치은(잇몸)에만 국한된 형태이며 가벼운 질환으로 회복이 빠르다. 통증이 별로 없어 소홀히 여기기 쉬우나 방치하면 치주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치주염은 치은에 생긴 염증이 치주인대나 치조골(잇몸뼈)까지 퍼진 상태다.
국내외 학계에서는 치주질환이 전신질환의 원인이 되거나 악화시키는 등 관련이 깊다고 지적한다. 즉 치주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잇몸 속의 혈관으로 침투하여 온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심혈관계 질환, 폐질환 들을 일으킨다.
또 췌장암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며, 특히 치주병이 있는 환자는 당뇨병에 잘 걸리며, 당뇨병이 있는 경우에도 치주병이 악화될 수 있다.
치주병의 증상은 보통 잇몸이 붉게 변하고, 잇몸이 붓는 등 음식 섭취 후 부분적 통증 및 압박감이다. 또한 이가 시리거나 이물감, 잇몸출혈, 구취를 경험할 수 있고 심한 경우 고름이 나오거나 이가 흔들리기도 한다.
이처럼 치주병은 잇몸 겉(치은)과 속(치조골, 치주인대)에서 모두 발생하므로 눈에 보이는 잇몸 겉 증상에만 관심을 보여서는 안되며 잇몸(치은), 치주인대, 치조골 등 ‘잇몸병 3요소’에 대한 꼼꼼한 관리가 필요하다.
구강건강뿐 아니라 각종 전신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충치와 잇몸병(풍치)을 어떻게 막아야 할까. 이 교수는 “양치질을 너무 믿지 말라”면서 “소아·청소년·청년 시기에는 ‘충치 4플러스(+)1’을, 성인 이후 특히 중·장·노년의 시기에는 ‘풍치 4플러스(+)1’을 꼭 기억해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충치의 경우 첫째, 올바른 칫솔질은 가장 기본이다. 치아가 맞물리는 어금니 표면 등에 들러붙은 설탕 성분과 끈적끈적한 음식물 찌꺼기들을 일반 칫솔로 다 닦아 내기는 쉽지 않다. 칫솔질 효과를 높이려면 전동칫솔이나 음파칫솔을 사용하면 좋다.
둘째는 불소 코팅과 불소 가글액 사용하기다. 충치 균들은 불소를 가장 싫어하고 무서워한다. 치과용품으로 사용하는 불소의 용량과 용법에 맞게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셋째는 치아 홈 메우기이다. 소아·청소년 시기, 즉 영구치가 막 나서 충치가 생기기 전에 충치가 가장 많이 생기는 어금니의 씹는 면(전체 충치의 60%가 발생) 등의 파인 곳을 예방 차원에서 주기적으로 막아주는 치료이다.
넷째는 치실·치간칫솔·구강세정기 중에서 하나 이상을 더 사용한다. 칫솔질 후에 자신의 구강 상태와 환경에 맞는 것을 쓰면 된다. 여기에다 플러스(+)1이란 ‘나의 치과’를 정해서 연 2회 구강검진을 받는 일이다.
“치과의 규모나 시설에 흔들리지 말고, 내 주변이나 내 동네에 가까이 있고 가기 쉬운 치과를 4곳 정도 방문해 보세요. 이들 중에서 설명을 자세히 꼼꼼히 잘해주고, 내 치아와 잇몸을 최대한 보존하고 아끼려고 노력하는 치과가 바로 가장 후회가 없고 믿고 맡길 수 있는 ‘나의 치과’입니다.”
이 교수는 풍치에 대한 ‘4플러스(+)1’ 예방법의 설명을 이어갔다. 풍치를 막으려면 유해세균뿐 아니라 세균 덩어리인 치태와 치석을 없애야 한다.
역시 첫 번째로 올바른 칫솔질이 기본이다.
두 번째는 치실·치간칫솔·구강세정기 사용하기다. 칫솔질로 없애지 못한 잇몸선과 잇몸선 안쪽, 치아와 치아 사이 잇몸 부분의 세균과 치면세균막을 없애는 데 효과적이다.
세 번째는 1일 1~3회, 1분 이내로 불소성분이 들어간 가글 용액을 입안과 치아 사이에 물고 골고루 가글하기다. 그러나 가글은 ‘양날의 검’이다. 너무 자주 과하게 사용하면 입안의 좋은 성분과 균도 감소하므로 과한 사용은 금물이다.
네 번째는 위아래, 바깥쪽·안쪽 잇몸을 칫솔이나 손가락으로 가볍게 골고루 마사지하기다. 그리고 플러스(+)1으로 충치의 경우처럼 ‘나의 치과’를 정해서 정기적으로 다니며 치아·구강관리와 치료를 하는 것이다.
“칫솔질 후 잇몸을 골고루 마사지 해주세요. 시리거나 잇몸이 약해서 많이 사용하는 미세모 칫솔의 경우, 너무 부드러워 마사지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때는 손가락으로 가볍게 골고루 마사지 해주면 좋습니다. 손은 꼭 깨끗이 씻고 하셔야 돼요.”
‘어제보다 조금만 더 따뜻한 사람이 되자. 어제보다 조금만 더 발전하는 사람이 되자’가 이 교수의 좌우명이다.
최중증 1급 척수신경손상 장애를 가진, 세계 최초의 ‘휠체어를 타는 치과의사’로 유명한 그는 국민건강을 위한 열정으로 병원 진료뿐 아니라 구강건강 연구와 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장애인종합복지관, 노인종합복지관, 장애인협회 등에서 지원과 자문 활동, 대중 강연, 학회 활동 등 바쁜 일과를 보내는 우리 시대의 ‘참 의료인’이다.
글·박효순 경향신문 의료전문기자(건강과학팀장) /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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