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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향 젖줄 만경강 - 소진탁 (前 원광대학교 의과대학 기생충학교실 대우교수)
  2009-01-05 오후 3:53:00
호남하면 내 고장이요, 전라도 특히 전북은 내 집이나 다름없이 느껴지니 이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나의 요람지였고 내 조상들이 묻혀있는 곳이기 때문이리라, 충청도를 거친 기차가 전라도 땅 익산에 들어서면 산야에 담을 치지 않았는데도 왠일인지 정감이 달라진다.

저 멀리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미륵, 비봉, 모악 등 어릴 때부터 익혀오던 연봉을 한 동안 멍청하게 바라보노라면 어언 간에 탁 트인 호남평야 본거지에 당도하였음을 깨닫게 된다. 익산역에서 동편으로 8km, 내 옛 마을이 있다. 망망한 호남평야(김만경 뜰)가 한 눈에 바라보인다. 언덕배기에 앉아서 익산역 떠날 때의 기차연기가 대장촌을 지나 삼례 가까이에서야 사라지기까지 눈여겨보고 있노라면 그 시간만 해도 한식경은 실히 되리라.

그 넓은 만경 뜰을 가로질러 도도하게 흐르는 물줄기가 곧 만경강이다. 진안ㆍ장수 깊은 산꼭대기로 떨어진 빗물이 강물로 되어 서해 바다에 이르기까지 2백50여 리나 흘러간다고 한다.

남한에선 여섯 번째 되는 긴 강이건만 황해바다에 이르기까지 이웃 도의 신세를 전혀 지지 않으니 순수한 호남평야의 강이라고나 할까. 그나마 넓은 김만경(호남평야) 평야의 한 복판을 흐르니 우리도의 젖줄임에 틀림없다. 유구한 옛날부터 허구많은 사연과 애환이 강과 더불어 되풀이 되었을 것이다.

백제 30대 임금 무왕의 어릴 때 이름이 서동이었다. 그가 무슨 인연으로 충청도 땅에서 홀어머니를 모시고 전라도땅 만경강까지 왔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미륵산 밑 연못가에서감자나 캐먹으며 어렵게 살던 처지의 그가 신라 진평왕의 따님 선화공주를 아내로 맞이할 수 있었던 것, 그리고 한 나라의 임금이 될 수 있었던 것 등은 어찌 보면 동화속의 전설 같기도 하다.

따지고 보면 그 골짝에서 흐르는 물이 익산천이 되고 만경강 이어지니 이런 저런 일들을 회상하매 풍수학적으로도 만경강은 다른 여느 강과는 다른 것 같다.
인류 문명과 역사는 강과 더불어 발전되어 왔다고 한다. 양자강이 그랬고 나일강이 그랬다.

그 외 수많은 크고 작은 강에는 전해 내려온 사연과 낭만도 많았건만 오직 만경강은 기록으로 남은 것이 없음이 애석할 뿐이다. 그러나 그것이 무슨 대단한 일이리요. 강물은 여전히 쉬지 않고 전북의 맥박으로서 흘러내린다.

농사철에 만경평야로 물을 공급해 주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인간세상 모든 궂은 것들을 받아들여 서해바다에 흘려버리니 그 같은 수고 때문에 맑을 사이 없이 언제나 탁류인가 보다. 나어렸을 시절엔 쌀, 고구마를 만재한 배들이 목천포 갯가에 빈틈없을 정도로 많았었다. 소금, 생선 등을 싣고 와서는 이 고장 소산물과 교역을 하였다.

칠석 때가 되면 아낙네들이 한내(지금의 삼례 근처) 모래사장으로 모여들었다. 봄ㆍ여름철 시달렸던 피로해진 몸을 뙤약볕에 달구어진 모래 속에 파묻을 대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고 모든 시름도 다 사라진다고 하였다.

할머니께서도 멀리 출가한 고모님을 소집하여 이 행락에만은 꼭 참여하셨고 저녁나절 돌아오실 때는 엿가락 몇 개를 백지에 싸 오셔서는 어린 손자들에게 나누어 주는 일을 잊지 않으셨다. 강 연변에는 보가 많았다.
가을이 짙어지면서부터 온 들녘이 황금물결로 될 무렵 또 색다른 장면이 벌어졌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용소와 소쿠리를 들고는 고기잡이 출동이 시작되었다.

좀 깊은 곳은 물코를 만들어 두레박으로 물을 퍼낸다. 그러면 바닥에 모였던 붕어, 매기, 가물치들이 당황한 나머지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펄쩍펄쩍 뛰는 큰 고기들을 두 손 모아 힘껏 잡아서는 바구니에 담아 넣었을 때의 즐거움을 체험하지 않으면 실감이 나지 않으리라.

그러나 내가 기생충학을 전공하면서부터는 그 즐거웠던 추억에 제동이 걸리게 되었다. 얼마 전 1980년도이던가, 만경강 유역 주민들의 기생충 감염 실태를 조사 한 바 주민의 약 10%가 간디스토마에 감염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만경강 또는 그 줄기 샛강에서 사는 물고기들의 10~40%가 간디스토마 애벌레를 보유하고 있음도 밝혀다. 이들 민물고기에 간염, 간경변, 황달, 소화불량 등 무서운 병을 일으키는 기생충이 있다는 것은 가난한 우리 농민들에겐 애달픈 사연이기도 하였다.

간디스토마는 예부터 만경강 유역에 퍼져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단, 조선 중종 때 육조를 거쳤던 蘇世讓의 고향을 소개한 글에 전라도 땅에는 황달이 역병같이 퍼져 있으므로 그 고장에 가서 물을 마시게 되면 십중팔구는 병에 걸린다는 구절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간디스토마가 이 고장의 전해 내려온 풍토병이었을 것으로 짐작이 간다.

요즈음에 와서는 삼각벨트 공업화 정책에 부수해서 또 다른 문제가 대두되고 있으니 다름 아닌 만경강 물이 썩어간다는 것이다.
저 지난해 전주 쪽의 만경강 상류를 더듬어 올라가며 민물고기의 생태를 조사하였다. 놀란 것은 시냇물이 검푸르게 변하였고 악취는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였다.

예전과 같이 팔팔뛰는 고기는 찾아보기 힘들었으며 혹 죽지 않았다 하여도 공해물질에 오염된 것을 안심하고 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물고기가 없어지면 간디스토마는 근절되리라고 보겠지만 영양자원이 없어진다는 상반된 결과도 되는 셈이다.

물이 썩으면 물고기와 더불어 다른 생물들도 다 멸살된다는 것을 생각할 때 만경강의 오염과 공해야말로 이 고장 사람들의 생존과도 관계되는 새로운 문제를 야기 시키는 사태로 변한다.

오늘을 사는 우리세대의 잘못으로 생명줄과도 같은 만경강이 썩어간다고 해서야 앞으로의 후손에게 면목 없는 일이다.
죽어가는 만경강을 되살리는 일에 우리 모두 책임과 의무를 다할 때가 왔다고 본다.

-소진탁 (前 원광대학교 의과대학 기생충학교실 대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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