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감염병 대책, 이렇게 해야 한다
‘감염병 위기관리법’ 신설, 신속 대응 체계 구축
“의심이 진단이고, 예방” 일선담당의사 역할 중요 이 종구본부장은 감염병 대책과 관련 정부는 솔직하고 투명한 정보를 주면서 항상 가능성에 대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알려진 사실을 근거로 이것을 제대로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최근 유행하는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정부의 대응 등 신종 감염병 대책의 개선방향에 대한 의견을 들어 보았다.
재난성 질환인 소두증 유행에 대해 WHO가 갑작스럽게 공중보건위기를 선포하자 전 세계가 당혹해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질환이 유행하고 있다는 것은 2014년부터 알려져 있었고, 이미 2007년 남태평양 야프섬에서 주민의 70%가 감염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지카 바이러스의 실체가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데, 이러한 경우 정부는 정보를 파악하는 단계에 있을 때 ‘모른다’ 혹은 ‘조사 중이다’ 등 솔직하고 투명한 정보를 주면서 항상 가능성에 대비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알려진 사실을 근거로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하려는 사람은 유행지역에 가지 않거나, 임신을 피해야 하고, 이것을 제대로 홍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개체인 모기의 행태를 알 수 있도록 제대로 된 감시망을 만들어야 합니다.
소두증에 대한 감시망, 즉 선천성 장애에 대한 감시망은 이제부터라도 시작해야 합니다. 신종 감염병에 대한 조사, 연구, 해외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과학자와 역학조사요원을 양성하고 해외에 전문가를 파견하여 감시망을 구축해야 합니다.
신종 감염병 대책의 경우 앞서 정부가 많은 대책을 발표했지만 몇몇 미흡점도 보입니다. 먼저 ‘감염병 예방과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해외 유입 감염병의 분류를 개선해야 하며,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서 격리조치가 필요한 경우를 1군으로 분류해 이를 치료하는 병원을 지정하고 관리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러나 현행법을 전면 개정하는 것 보다는 감염병 위기 초래 시 위기 발령 방법과 해제, 위기 시 조치사항 방법(격리, 입원, 신약의 사용, 오염제거 등)과 절차, 보건소, 의료기관, 의료인 지휘와 동원, 건강정보 수집과 보호, 피해보상, 면책, 기금설립, 연구증진 등을 담은 ‘감염병 위기관리법(가칭)’을 신설하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로 신속대응 체계에서 지방 자치단체의 역할이 매우 미흡한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서울과 경기도에 우리나라의 인구 50%가 살고 있고, 광역자치단체의 규모가 크고, 보건소가 관할하는 범위도 매우 넓으므로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공중보건위기가 선포되었을 때 광역자치단체장이 보건소, 소방, 의료기관, 학교, 집단시설 등 관련 기관을 직접 관할하여 신속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따라서 ‘감염병 위기관리법(가칭)’이 더욱 필요합니다.
세 번째로 모르는 질병에 대한 예방과 감시망을 강화하는 데 있어서 일선 일차의료 담당 의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의심이 진단이고 의심이 예방입니다. 부단한 정보 제공과 협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의심이 되면 보건소의 신속한 역학조사와 현장조치가 이루어지도록 현장대응반이 구성되어야 하고 경찰과 소방, 지역의료기관과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실험실 감시망도 확대하여 신속한 진단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질병관리본부의 역량이 강화되어야 하며 보건환경연구원의 인력, 장비 개선 나누어 분담되어야 할 것입니다.
네 번째로 예방과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 및 보호 장구가 충분히 비축되어야 하며 신약 사용을 위한 특별대책이 필요합니다. 제한된 시설과 인력을 가진 곳에서 조심스럽게 동물실험만으로도 의약품을 실험적으로 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다섯 번째로 병원의 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대책을 광범위하게 확산시켜나가야 할 것입니다. 단순한 병원감염예방이 아닌, 원인불명 환자가 발생할 시 그 원인을 밝혀내도록 자체 감시체계가 강화되어야 합니다. 병원은 아픈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 모든 곳에 위험이 도사려 있습니다. 모든 치료과정 마다 감염예방을 위한 행동강령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여섯 번째 인권보호와 지역건강성회복입니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의심만 되면 무조건 격리 조치하는 등 인권이 무시되는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고, 위기 시 그 충격을 지역사회가 흡수할 수 있는 지역 역량이 아직 부족한 상태입니다.
비정형적이며 불확실하고 예견이 되지 않는 재난이나 사고는 사회적, 기술적, 자연적 요소가 얽혀 구분이 어렵고 대규모 피해가 연쇄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고도의 기술과 시스템은 항상 위협요소가 잠재되어 있습니다.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회복하고 사회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평소 지역사회 내 관계망 형성이 매우 중요하며 조직이나 시스템, 사회공동체에 내재된 회복력을 키워 불확실한 재난이나 사고 시 서로 돕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의사 결정의 분산과 유기적 사회 관계망 형성, 지역 사회 내 재난 취약계층 파악, 이들을 돕기 위한 자원 동원에 필요한 자료 확보, 시스템 진단, 위험요소 파악,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 형성 프로그램 개발 등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강화와 역량개발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국제 협력분야입니다. 유입 감염병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국제적 대응조치’가 필요합니다. 국제적 보건위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우리의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이는 한층 더 전문적 공중보건 역량을 지닌 ‘국제적 신속대응조직’이 있어야하는 것을 의미하며 평소 조사, 연구 등으로 인적 자원을 양성하여 유입 전에 대응함으로써 그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국가안보 차원의 치료와 개인보호 물자 비축, 진단 시약, 신속한 조사와 대응, 개발 원조를 위해서 외교, 국방, 보건부서의 긴밀한 협력이 있어야 합니다. 국제보건의료대학원 및 대학 건립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보건소 등 일선 의료기관의 경우 유행 초기에 신속한 대응을 위한 충분한 인력 즉 보건소당(인구 20만 명당 1명) 현장 역학조사요원을 배치하여 지속적인 훈련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결핵, 예방접종대상 질환, 집단 발병 환자의 역학 조사에 거의 손을 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자체 역학조사 인력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지역의 의료기관은 신고, 보고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역학조사에 협조해야 하며, 대신 진료공백으로 인한 피해는 국가가 보상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