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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릴레이
끼가 넘치는 닥터 김 - 한광수 (용현의원 원장)
  2009-06-11 오전 10:57:00
초등학교 5학년 때 6・25전쟁으로 인하여 고향인 개성을 떠나 나는 충청도 성환의 타향살이를 거쳐 대구에 정착하여 회도초등학교를 졸업하였다. 고로 초등학교 친구는 거의 없다. 세브란스 출신인 닥터 김종근(개원의 협의회 회장)만이 유일한 동창인 셈이 된다.

거의 20여 년 전 서울시 의사회 부회장으로 일할 때, 자그마한 키에 늘 미소가 EJ날 줄 모르는 여의사 임원(홍보이사)으로 첫 대면한 김석희 선생은 결국 나의 유일한 초등학교 친구이며 고향 개성의 초등학교 후배인 셈이다.

2년 아래지만 깊고 넓은 정신연령은 만만한 후배로 치부하기에는 넘치는 후배이므로 나는 늘 친구로 대한다. 게다가 10여 년 전부터는 의사들의 수필 동인회인 「박달회」 문인 모임에서 매달 만나니 여느 친구들보다 더 가까운 사이다. 또한 현재 그는 우리 박달회 회장이다.

그는 이대 의대 재학 중 박목우러 시인의 추천을 받아 처녀시집『5선지의 연가』를 상재함으로써 한국의 역사상 최초로 대학 재학중 시인으로 문단에 데뷔하나 재원이다. 동시에 의료계의 여러 신문에 수필과 시를 종종 발표하여 대부분의 의사들은 그가 문인으로 맹활약하고 있음을 이미 알고 있다.

내가 서울시 의사회 임원시절, Dr. 김이 계간지 포스트모던의 추천을 받아 수필가로서(1985년) 신인상과 동시에 한국 문학 예술상을 수상했을 때 서울시 의사회 모든 임원진들이 대대적으로 축하해준게 엊그제 같은데, 또 이렇게 큰일을 저지르니 참으로 Dr. 김의 ‘끼’에는 끝이 없다.

그뿐만 아니라 SBS 모닝와이드 시간(2005. 5. 5) 전국 의사들 중에서 가장 출중한 끼가 돋보이는 의사 5명중 홍일점으로 한 사람 뽑히어 벨리댄스(Belly dance)를 선보임으로써 세인을 깜짝 놀라게 하였으니 모두들 정말 의사가 맞느냐고 난리가 났었다.

나 어렸을 때 개성서 치료를 받았던 이비인후과 원장님을 아버님으로 두셨고, 오라버님(이비인후과)과 남동생(비뇨기과) 뿐 아니라 작은 아버님(소아과), 외삼촌(산부인과). 그의 사촌들도 모두 의사이신 가정에서 “김석희는 진짜 산부인과 의사”가 아니냐고 했더니, 두 눈 동그랗게 뜨곤 한다.

특히 금실 좋은 부근(내 형님의 단짝 친구이시니 내게도 고향 형님이 되신다)고 다복한 가정을 꾸려가면서 역시 끼를 물려받은 따님과 번지점프도 하고 신비의 탐험여행을 즐기다보면 도저히 시간이 안 날 텐데도 15년 전부터 의사미술 전시회에 서양화를 계속 출품하여 최우수상까지 받게 되는 영광도 얻었다.

뿐 아니라 해마다 각종 전시회에 꾸준히 작품을 내어 지금도 대한의사협회의 대회의실에 그의 작품을 영구 전시하고 있고 서울시 의사회와 자매결연하고 있는 일본 오사카 의사회의 대강당에도 Dr. 김 작품이 걸려있다는 것은 우리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

그뿐인가, 2000년도에 겁도 없이 인사동 조형 갤러리에서 「바람소리 들소리전」이라는 서양화 전시회 독자적으로 개인전까지 열었고, 우리 의사 수필 동인지 박달회 표지 그림에는 벌써 여러 해째 Dr. 김이 몸소 꾸며주고 있다.

하느님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재능을 나눠주신다고 하는데, 나는 Dr. 김을 곁에서 오래 동안 지켜보면서 가끔 실수로 컵의 물을 쏟는 것처럼 때론 하느님도 한 사람에게 재능을 많이 내려주실 때가 있다는 것 알게 되었다. 하기야 옛 선비들은 시(侍), 화(畵)를 겸비한 완전한 문사(文士)로 대접을 했다지 않던가.

아파트 잔디밭 한구석에서 봉숭아를 키워 손톱에 물을 들이고, 때론 주말농장에도 가면서, 병원 뒤뜰 담장에 능소화를 키운다고 기뻐하는 한 떨기 고운 꽃 같은 마음씨를 갖고 있는 소중한 동료요, 후배에겐 큰 축하를 드린다.

여름철 점심반찬으로 개성사람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장뗑이’를 손수 만들어 박달회 임원들에게 전통 개성음식이라면서 조금씩 나눠주는 그의 예쁜 마음에 감동하면서 올 여름에도 틀림없이 그 장뗑이를 맛보게 해주리라 기대하고 있다. 그에게 빛나는 문운을 빌어본다.

이 글은 김석희 동인이 돌아가시기 몇 달 전 출판한 『김석희 수필집 내 삶의 초록 비타민』에 실린 ‘우정의 축하글’이다. 평소 나는 이런 원고 청탁을 사양하곤 했는데, 이상스레 사양하면 결례인 듯해서 선뜻 써 보냈는데 만일 거절했다면 평생 한이 될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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