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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공중에서 다섯 개의 공을 돌리는 것 - -이상구 (이상구 신경정신과 의원 원장)
  2010-08-17 오전 11:02:00

고등학교 졸업 40주년이 되었으니 우리들 나이도 이제는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이다. 그렇기에 이제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현역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는 나이들이다.

게다가 요즘 같은 극심한 불황에서 20대 젊은이들도 취업을 못해서 백수로 있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 내가 기득권을 갖고 있다고 자리를 꿰차고 앉아 있기도 눈치가 보인다. 그렇다고 은퇴를 할 수 있는 여건을 제대로 만들어 놓은 것도 아니니 한숨만 나오게 된다.

아직도 연로한 부모님을 모시고 있고 자식들은 독립을 하지 못하고 자립할 능력이 없는 상황인 경우는 더욱더 속이 타게 된다. 그렇기에 어떤 놈이 60세 전후에 은퇴를 하게 만들었는지 생각하면 화가 치밀기도 한다.

현재 우리사회에서 보편화 되어있는 이 개념은 19세기 독일의 비스마르크가 정권을 잡으면서 국민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만든 개념이었는데, 당시 독일국민의 평균수명은 45세 정도였으니 이런 제안은 평생 직업이 보장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이 개념을 1930년대 미국에서 도입을 하였고 우리 사회에서도 보편화 되었다.

그러나 호사다마(好事多魔)인가? 인간의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또한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는 사회에서는 과거에 비해 사회진출 연령과 결혼연령이 늦어지다 보니 실제로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기간이 전에 비해 짧아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렇기에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의 젊은 시절에는 일중독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가정을 등한시하게 되고 가족들과의 관계도 소원해져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가족들에게 배척 받아 외로운 중년과 노년을 맞이하게 된 것이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그렇기에 더글러스 태프트 코카콜라 회장의 신년사가 더욱 우리들 마음에 와 닿는다. 인생은 공중에서 5개의 공을 돌리는 것이다(일, 가족, 건강, 친구, 영혼). 일은 고무공이라 떨어뜨리더라도 다시 튀어 오르지만 나머지는 유리공이라 한번 깨어지면 회복할 수가 없다.

이 말의 의미는 지나치게 일에만 매진하고 가족의 중요성을 잊어버리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경각심을 깨우쳐 주는 말이다. 옳은 말이다. 젊은 시절 평소에 가정과 가족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살아오면서 착실히 노년을 준비했다면 문제가 덜 하겠으나 그렇지 못한 삶을 살아온 경우는 심각해진다.

그렇기에 경제적으로 또한 정신적으로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어정쩡한 상태에서 은퇴준비를 해야만 되니 부작용이 많아 질 수밖에 없게 된다. 그렇다고 대세를 뒤집을 힘도 없으니 순응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하여야 될 것인가? 최고의 노후 대비책은 평생 현역을 고수하는 것이 제일 좋다. 그렇기 위해서는 현재 직업에서 젊은 후배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실력을 갈고 닦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한다.

젊었던 시절의 왕성했던 에너지를 재가동 시켜 더욱 더 열심히 노력 해야만 되고 점차 고착되어 가는 경직된 사고 관의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즉 젊은이들의 사고 관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이렇게 노력을 하였어도 여건이 자신에게 은퇴를 강요하면 구차해지지 말고 주저 없이 나와야 한다. 이때 중요한 점은 은퇴를 받아들이는 마음의 자세이다. 은퇴를 일하지 않고 줄기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

은퇴는 인생 제 3막의 시작이다. 젊은 시절에는 자신의 뜻대로 살아왔기 보다는 타인들의 눈치를 보며 살아왔다. 그렇기에 싫어도 억지로 해야만 했고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순수한 자신의 인생이 시작되고 내 의도대로 살 수 있는 시기가 온 것이다. 이런 시기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평생을 일 속에 파 묻혀 살아온 사람일수록 할 일 이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면서 의기소침해진다.

그 결과 우울해지고 고집이 세고 잔소리만 많아지는 늙은이로 변해 쉽게 화를 내고 참을성이 없어져서 시비를 잘 걸게 되니 가족들에게서 더욱 더 소외를 당하게 된다. 우리가 제일 경계해야 될 것이 바로 이것이다.

그렇다면 늙은이를 어떻게 정의 할 것인가? 심심한 사람, 창조성이 없는 사람, 배우지 않는 사람으로 정의 할 수 있다. 과거에 계속 집착하고 돌아보며 시간을 낭비 하는 사람은 심심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만 될 것인가? 미래지향적인 사람은 할 일도 많고 심심할 틈이 없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끊임없이 학습하여 두뇌의 기능을 유지하고 창조성과 창의력을 발휘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계획을 세우면 목표와 방향도 설정이 되는데 주의할 점은 주변을 돌아보며 필요시에는 궤도 수정도 하여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글쓰기, 자서전 집필 등은 말의 실수를 줄이고 생각을 정리하면서 자신이 알지 못했던 내면의 강한 능력을 끄집어내고 자신을 충만하게 만드는 좋은 방법이다. 이런 것들은 자신 스스로가 시도 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시도를 할 수 있게 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들이 있다. 첫째는 경제적인 문제이다. 충분히 노후를 위한 준비를 한 경우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나 그렇지 못한 경우가 문제이다. 그렇기에 늦은 감이 없진 않으나 지금부터라도 착실히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준비과정에서 유념해야 될 것들 중 하나는 자녀 교육과 혼수비용을 위해 은퇴자금을 다 내주는 일과 노년에 자식들에게 경제적인 의존을 하겠다는 생각은 금기이다.
실제로 자식들이 부모를 부양할 만한 능력을 갖추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한 독립된 생활들을 원하는 자식들과 함께 기거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노인부부만이 사는 경우가 1995년에는 24퍼센트였으나 점차 증가하여 2004년에는 34%로 계속 증가일로에 있다. 이런 비율은 계속 높아지는 것이 사회현상이므로 자식들은 분가시키고 독립하여 자신의 호구지책을 해결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경제적 여건은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

두 번째는 부부간의 문제이다. 은퇴 이후의 삶의 질은 부부지간의 금술에 의해 결정이 된다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자의 경우 은퇴 전에는 회사업무와 바깥일에만 신경을 쓰다 퇴직 후에는 아내에게 잘 해주려는 경향을 보이나, 아내는 자신 나름대로 구축해 둔 생활영역이 있고 이것이 깨지기를 원치 않아서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즉 매일 자신 나름대로의 일과를 갖고 있었는데 남편이 집에 계속 있게 되니까 자신의 생활 패턴이 깨어지게 되는 것에 대한 불만을 갖게 된다. 또한 평생을 남편에게 억눌리고 지배를 당해 왔던 부인들의 경우에는 자신의 삶에 대한 회의를 보이면서 무기력해져 가는 남편에게 강한 적대감을 나타낸다.

그렇기에 황혼이혼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2006년에 50세 이상 고령층의 이혼율이 증가 하였고 합의이혼 신청률이 결혼생활 26년 이상의 경우에서 18%로 가장 높았다. 이들 중 80%가 여성이 이혼을 신청 하였으니 남자들이 아내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젊은 시절 남편이 건전하게 가족을 부양하느라고 부인에게 소홀히 했다면 이혼이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만 황혼이혼을 예방할 수 있을까? 첫째 상대방의 자존심은 절대 건드리지 말 것. 둘째 부부간의 예절을 지켜라. 셋째 항시 SAT(Sorry and Thank You)를 할 마음의 자세를 갖추어라. 넷째 공동의 취미를 개발하라. 다섯째 황혼의 성(Sex)를 당당히 여겨라. 여섯째 삶에 악센트를 줘라. 다소의 사치와 먼 여행도 젊은 시절에는 못했으니까 시도해라. 일곱 번째 가족 네트워크를 꾸준히 강화하라. 즉 자신이 가족들 사이에서 겉돌지 말고 중심이 되라. 마지막으로 새로운 부부애를 꿈꿔라. 젊은 시절 고생을 했으니 이제라도 다시 사랑을 키워 볼 필요가 있다.

이런 것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육제적인 건강이 반드시 선행 되어야 함으로 꾸준한 운동으로 자신의 체력관리를 해야만 한다. 이렇게 현명하게 가능한 대처를 하며 우리의 노후를 준비해간다면 우리의 앞날은 결코 우울하지 않을 것이다.

선택은 자신에게 달려 있고 그 누구도 대신해 주지 못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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