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에서는 자궁 속 태아가 임신 12주부터 걸음마 연습을 시작하는 등 알려진 것보다 훨씬 복잡한 행동을 할 능력이 있음을 입증하는 3차원 입체 동영상이 공개돼 낙태 허용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돼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임신 22주 이후에 중절수술을 허용하는 것은 `살인 행위'라는 과학자들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낙태법 개정을 지지한다고 밝혀 낙태법 개정 논의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8일 영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블레어 총리는 하원 대정부 질의에 답변하면서 "과학적 발전이 이뤄지면 이를 고려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낙태법 개정 논의를 허용할 용의가 있음을 내비추었다. 그는 낙태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당론을 정하지 않고 하원 의원들의 자유투표에 맡길 것이라고 밝혔다.
총리실은 블레어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이 낙태법 개정 추진 의사를 천명한 것은 아니라고 부인했으나 하원 의원들은 이르면 오는 11월 낙태법 개정안을 하원 표결에 부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국은 임신 24주까지 중절수술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나 일부 과학자들은 의료기술 발달로 임신 22주 된 미숙아가 태어나도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낙태 허용 시기를 임신 12주 이내로 제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1967년 제정된 낙태법은 낙태 허용 시기를 임신 28주 이내로 제한했으나 1990년 24주 이내로 시한을 단축했다. 15년전 자유민주당 당수로 낙태법 제정을 주도했던 에이크우드 경(卿)은 낙태법 개정 논란과 관련, "조산을 해도 정상적인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으로 입증된 임신 22주를 낙태 허용 상한선으로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중소병원] 기사입력 2004-07-0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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